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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태워 죽이니 병의 방지도 되는 것이고…….”초일의 말에 모두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
했다. 이정한은 그렇게 말하는 초일을 약간 다른 시각으로 보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살
인만 아는 살인귀로 보았는데 그도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아직까지 그녀
의 눈에 초일은 혈귀였다.불의 열이 다가오자 초일의 눈에 도망치는 몇몇 동물들과 날
아다니는 새들이 보였다.”무…무랴…, 무…량수불…….”악수공이 도망치는 들짐승과 숲이
타 들어가는 장관에 넋을 잃고 말을 더듬자 적미령이 웃었다. 그 목소리에 모두의 마음
이 불안감에서 웃음으로 바뀌며 불꽃을 감상하는 모습으로 변했다.숲이 타는 거대한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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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은 주위를 밝게 비추며 하늘의 달과 별들을 지워 갔다. 옛말에 가장 하기 좋은 구경거
리 중 하나가 불구경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초일을 비롯해서 모두의 얼굴은 따뜻한 느낌
과 훤하게 비추는 불꽃의 축제에 빠져 가만히 생각에 잠겼다.남궁우는 불안한 마음을 지
우려 했고, 남궁미미는 그저 우운비 옆에 서서 행복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악수공은 계
속 무량수불만을 중얼거렸고, 이정한과 적미령은 그런 악수공의 도호에 미소를 짓고 있
었다.불길이 공터를 둘러싸자 그 뜨거움이 피부를 태울 듯 강렬하게 전달되었다. 초일은
더위를 그렇게 느끼지 않았기 때문에 별생각 없이 불길을 보고 있었다. 하지만 주위의 숨
소리가 거칠어지고 땀을 비 오듯 흘리는 일행을 주시하자 쓰게 웃으며 기를 뿌리기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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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했다.거기에 발을 맞추어 우운비도 도호를 중얼거리며 검을 정중동의 자세로 세우고
기를 확산시켰다. 그러자 우운비의 검에서 빛과 함께 수많은 매화가 그려졌다. 남궁우를
비롯한 일행들은 그것이 일종의 검막(劍膜)이라는 것을 알고 놀란 시선으로 우운비를
바라보았다.검막은 아무나 하는 그런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검을 생명으로 살아가는 남궁
우에게조차도 하늘 같은 경지였다. 남궁우는 새삼스럽게 화산파의 위명을 실감했다. 뜨거
운 열기에 호신강기로 대항을 하고 있었으나 그 열기가 상상을 초월하기 때문에 견디기
힘들었던 것이다. 그러다 우운비의 검막과 초일의 기의 장막에 열기가 차단되자 모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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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숨을 내쉬었다.초일은 자신이 자기 위주로 계산하고 일을 벌인 것이 실수라는 것을 상기
했다. 일행이 있을 때는 일행을 생각해야 한다는 것을 그제야 깨달은 것이다. 초일은 여태
껏 혼자 다녔기 때문에 모든 생각이 자신에게 중심을 두고 있었다.물론 일행이 있을 때도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신경 쓰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혼자이길 좋아했다. 자신 혼자라면
“어디로 가지?””여기서 오십여 리 나가다 보면 강변이 나올 것이네, 일단 그 강을 건너면
노고산의 초입이니, 그곳으로 가세.”남궁우의 설명에 일행은 동의를 하